구글지도는 길을 잃고, 네이버지도는 영어를 잃었다
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 친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.
"서울은 너무 멋진 도시야. 하지만 지도 앱은 완전 미로 같아."
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.
한국에선 ‘지도’조차 문화 충격이 될 수 있다는 걸요.
1. 구글지도, 한국에선 반쪽짜리 내비게이션
대부분의 외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설치하는 건 Google Maps입니다. 전 세계 어디서든 익숙하고 편리하니까요.
하지만 한국에선 이야기가 달라집니다.
왜 이런가요?
간단히 말하면 한국의 보안 정책 때문입니다.
대한민국은 지도 데이터를 군사적으로 민감한 정보로 간주하고 있으며, 국내 서버에 저장된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.
구글은 이 데이터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지만, 서버를 한국에 두는 조건을 거절하면서 이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.
2. 네이버지도 & 카카오맵, 진짜 한국식 지도는 ‘로컬 전용’
그럼 대안은?
한국인들은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을 씁니다.
두 앱 모두 엄청 정교하고 정확한 지도 정보, 실시간 교통량, 버스·지하철 안내, 길찾기까지 완벽합니다.
하지만 여기에도 외국인을 위한 장벽이 있습니다.
3. 외국인 여행자들의 생존 전략
그래서 외국인들은 이렇게 여행합니다.
그야말로 앱 3개 돌려서 겨우 길 하나 찾는 셈이죠.
4. 진짜 문제는 기술이 아닌 ‘시선’
흥미로운 점은 이 문제의 본질이 단지 기술이나 정책 때문만은 아니라는 겁니다.
"우리는 외국인을 위해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는가?"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.
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은 세계 최고의 로컬 지도 앱이지만, ‘외국인을 위한’ 지도 앱은 아닙니다.
한류, K-팝, K-드라마가 전 세계를 사로잡는 이 시대에, 우리의 공간정보도 글로벌 무대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요?
길을 알려주는 건 기술이지만, 배려를 보여주는 건 마음입니다.
지금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이미 우리가 만든 수많은 콘텐츠를 사랑하고 있어요.
그들이 길을 잘 찾아 한국의 숨은 매력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도록, 지도 앱도 한 걸음 더 다가가야 할 때입니다.
언제쯤 구글맵과 네이버지도가 손잡고 외국인 여행자를 환영할 수 있을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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